기간 : 2024.11.09 ~ 2025.03.27
시간 : 10:00 ~ 19:00(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 한가람미술관 2층
가격 : 성인 22,000/ 청소년 17,000/ 어린이 14,000
빛의 대비와 표정묘사, 분위기 연출 등으로 미술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유명한 카라바조의 전시에 다녀왔다.
전시 시작 3일 후인 12일 화요일에 다녀왔는데
평일 점심시간쯤에도 꽤 사람들이 붐빈걸 보니
주말에는 줄서서 관람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시에 들어서고 처음 맞이하는 임펙트 강한 그림
루도비코 카라치의 '성 바울의 회심'
같은 제목으로 그린 카라바조의 그림도 있는데
전시에는 없어서 다소 아쉬웠다.
비교하면서 볼수 있으면 좋았을텐데
말의 얼굴과 엉덩이, 바울의 무릎 등 강한 빛이
카라바조가 영향을 받았음이 느껴진다.
이번 전시의 메인 작품인 도마뱀에 물린 소년
물리면서 잔뜩 힘이 들어간 팔의 핏줄, 표정, 꽃병에 비친 창문 등
다양한 디테일을 볼 수 있었다.
소년의 얼굴은 카라바조의 자화상이라고 하는데
혼자 거울을 보면서 아마 저 찡그린 표정을 많이 연습했을 것 같다.
귀에 꽂은 꽃과 붉그스레한 볼 등으로
카라바조가 동성애자가 아닌가 라는 얘기도 있는데
확실히 그림을 보면 뭔가 야릇한(?)느낌이 느껴진다.
카라바조는 작품속에 자화상을 많이 사용했는데
푹꺼진 눈밑과 둥글고 긴 눈썹, 귓볼 등을 통해 그의 자화상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카라바조 외에도 카라바조 화풍의 다른 작가나 작가 미상의 작품도 있었다.
카라바조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작품도 있다.
삼손과 데릴라도 꽤나 유명한 그림인데
성경에서는 삼손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사람이 따로 있지만
조반니 발리오네는 삼손의 힘의 원천을 알아낸 데릴라가
직접 머리를 자르는 연출을 통해 극적인 분위기를 표현했다.
겉으로 보면 사랑스러운 연인의 모습 같지만
섬뜩하게 표현을 잘했다고 느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깊게 봤던 작품 두개.
그리스도의 체포는 실물로 보니 현장감이 정말 잘느껴졌다.
가장 왼쪽에 도망가고 있는 남자가 요한, 입맞춤을 하려는 남자가 유다
그림은 유다가 배신을 하여 로마군에게 '내가 입맞춤을 하려는 남자가 예수다' 라고 얘기했고
유다가 예수에게 입맞춤을 하려고 하자 로마군이 체포하려는 장면을 표현했다.
로마군의 왼쪽어깨 장식이 그림 중앙에 위치하고 콘트라스트가 강해서인지
굉장히 견고하고 단단하게 보인다.
의도한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어깨장식의 단단함때문에
더 긴장감이 느껴졌다.
이 그림은 전시를 나가기전에 돌아가서 한번 더 봤을 만큼 인상깊었다
마티아 프레티의 그림은 처음보는 작품이었는데
종교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음에도 경건함이 느껴져 발걸음을 멈추게한 그림이었다.
무교인 나도 나도 모르게
'이런 그림이 교회 안에 있다면 저절로 신앙심이 깊어지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
이번 전시의 진짜 메인 작품이라고 생각해도 될 '성 토마스의 불신'
'도마의 불신'이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한 그림이다.
그림 자체의 크기도 큰 편이고 강렬한 색감과 현실감 있는 묘사로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옆구리의 상처를 손가락으로 파고드는 모습을 보고있자면
내 몸도 뭔가 저릿저릿한 느낌이였다.
카라바조의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이고 내가 좋아하는 그림 중 하나이다.
섬뜩한 골리앗의 머리, 배경과 대조되는 밝은 피부를 잔뜩 드러낸 다윗이
긴장감을 더 해준다.
이 작품 역시 카라바조의 자화상인데
젊은 카라바조가 현재의 자신의 목을 베는 그림으로
살인 이후 도피하는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는 의미가 포함되있다.
기념품샵이 크지 않아서 특별한 상품들은 없었지만
카라바조의 그림을 좋아하는 탓에 사고싶은게 정말 많았다.
하지만 후기를 남길 엽서 하나만...
이번 엽서는 '골리앗의 목을벤 다윗',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체포되는 예수'
셋 중에 고민하다가 '골리앗의 목을 벤 다윗'으로 골랐다.
카라바조의 작품이 연구된지 비교적 오래되지 않기도 했고
우리나라에서 인지도도 높지는 않지만
자신이 처한 상황을 녹여내거나 극적인 연출, 묘사 등
종교화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정말 재밌는 작품들이 많으니 꼭 관람했으면 하는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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